첫 직장에서 선후배로 처음 만나게 된 그 사람은 부서장에게는 촉망받는 사람이었고, 팀원들에게는 든든한 선배였다. 1년차 신입사원이었던 내게 항상 큰 힘이 되어주었고, 존경의 마음으로 시작한 감정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우리 둘의 마음이 같음을 확인한 이후 우리는 연인으로 발전했다.만난지 얼마 안되었을 때 부터 그 사람은 나에게 돈을 조금씩 빌려갔는데 (어떨 때는 5만원, 어떨 때는 20~30만원) 며칠 이내로 금방 갚곤 했었다. 결혼할 사이라고 마음에 확신이 들어서 였을까.나에게는 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되돌려 받는 일이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불법 도박을 수시로 해왔다는 그가 잃은 돈을 반드시 찾아오겠다며더 큰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내가 그동안 도박 자금을 대준거였단다.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났지만 그 돈이 없으면 곧 자살이라도 할 것처럼요구했기에 대출을 받아서 빌려주게 되었고 돈은 돌려받지 못한 채그렇게 한 달 월급의 대부분을 그 사람에게 빌려 준 대출금을 갚으며 산 지 6년째 되던 해. 정확히 내 나이 스물아홉에 그 사람은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떠나갔다.그 때의 나는 산 사람이 아니었다. 밀려오는 배신감에 매일같이 치를 떨었고나는 그저 "인간 은행"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예쁜 나이에 예쁜 옷 하나 못 사입고 아껴가며 아등바등 살았는데내 20대가 순식간에 블랙아웃이 된 느낌이었다.그렇게 그 사람의 이별 통보를 받은 지 3개월이 되던 날. SNS에 새 애인과 나눠 낀 명품 커플링 사진을 보게 된 후나는 법의 도움을 받기로 결심했다. '지급명령 제도'를 이용해 소송을 하게 된 것. 보다 못한 그의 부모가 그 사람이 나에게 빌려간 돈의 일부를 갚으셨고, 내 명의로 된 빚 청산은 물론 이 지독한 인연의 끝을 보게 되었다.서른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진짜 내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혹독하게 보낸 내 20대는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게 해 준 시간이었다. 물론, 그 시기의 나로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순간 뻥 찼을거다!혹시나 나와 같은 처지를 겪고 있는 분들이 있거나이런 일을 겪게 될 분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내 이야기를 용기내서 쓰게 되었다.내 20대에서 얻은 교훈은 이렇다."도박하는 사람은 만나지 마라. ""돈은 친구, 애인, 가족, 동료 그 누구에게도 빌리거나 빌려주지 마라. 만약 돈을 빌려준다면 받지 못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